나이 드신 분들이 자주 하시는 말 가운데 하나가 뒤늦게 꺠달았다 ~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 등을 들 수 있다. 철부지 없는 시절에 그런 말을 들을 때에는 그럼 그 때 잘하던가 ~ 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생각하니 되려 꼭 일찍 깨달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누구든지 인생에서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인생이라는 큰 그림에서 볼 경우 너무 일찍 깨달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주 오래전에 어느 분한테 얘기를 들은 게 있다. 자기 친구 중 한 사람은 어렸을 때 빨리 인생 경험을 해서 할 게 없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고….지긋이 성인이 되어서 깨달아야 할 것들을 학생 신분에 모든 걸 경험하고 더 이상 할 게 없으니, 공부에 손을 대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당시에 생각하기로는 철이 들어서 그랬나 싶었다. 뭐, 그 것도 맞긴 한데 뭐든지 간에 너무 빨리 알고 깨달아버리게 되면 시시해지고 흥미가 사라지는 마음이 드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한 분야에 일찍 눈을 뜨게 된다면 명예와 부가 따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근데, 한 편으로 생각하니 더 이상 이룰 것이 없고, 노력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면? 이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기준이기는 하지만 조금 늦게 이루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 더 큰 행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 무작정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너무 급하게 깨달으려고 하다가 고꾸라지는 수가 있다.
주위 시선과 기대감에 못 이겨 급진하는 이들이 많다. 잘 되면 좋겠지만, 간혹 아예 포기하는 수도 생긴다.
다행히도 본인은 내가 하려는 게 있다면 주위 사람이 뭐라고 하든 간에 그리고 가족이 뭐라고 하든 간에 나의 페이스대로 하는 편이다. 생각해 보면 그게 장점이자 최대 단점인 것 같다.
어쨌든, 너무 많은 것을 빨리 이루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 깨달음도 그렇고 말이다. 되려 너무 많이 빨리 알아서 세상에 실망하는 것보다는 천천히 즐기면서 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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