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몇 년 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실 본인은 한국 영화는 그리 즐겨보는 편은 아니기는 하나, 친구가 쏘는 것이기에 감사하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포스터를 보고 나서는 문뜩 든 느낌은 수녀 역할이 이렇게도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느낀 점을 말하고자 한다면 나름 괜찮았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는 영화라 그런가? 아무튼 시각적인 요소들과 공포 영화 특유의 긴장감 나는 소리는 내내 조아리면서 영화를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엑소시즘을 주제로 한 영화는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예전 어렸을 적 오멘 시리즈를 보고 나서 한동안 마음속 무언가 모를 트라우마가 남아 피하게 되었었다. 그리고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애석하게도 나의 간은 콩알만 해서 그러한 상황을 여유 있게 넘기기가 대게 버거운 편이다.
검은 수녀들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종교의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혹시 일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면 왜 우리가 사는 세계에 종교가 필요한지 대략 설명해 주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체제라는 것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치를 손꼽기 쉽지만, 본인 생각은 종교라고도 생각하고 있다.
이념 체계를 넘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희생정신을 되뇌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종교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일부 변질된 케이스가 있으나 종교 그 자체만으로 따진다면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일 것이다.
검은 수녀들로 주제를 적어 가는데 갑자기 내 머릿속은 2001년도에 성지 순례 목적으로 갔던 보스니아가 생각이 났다. 당시 고등학생이었기에 내가 가기 전 내전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비교적 역사 공부에 관심을 가지면서 최근에 알게 되었다. 곳곳에 있는 돌산들, 그리고 서양인들치고는 꽤 과묵한 사람들….
그때 당시에는 몰랐는데 몇 십년이 지나고 나니 사람들 표정이며, 풍경들이 왜 그런지 조금이나마 가슴 속으로 이해할 것 같다. 맨발로 돌산을 오르면서 옆에서 흐느끼시던 같이 여행 온 어머님들. 왜 저리 한이 많으실까? 그때에는 이해를 못 했는데, 본인이 그 나이가 되고 나니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어디에 계신지는 모르지만 종교적 믿음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셨기를 바라면서….
(*chat GPT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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